[고향도 기웃기웃] 부산 산 동네를 예술촌으로 -감천동 문화마을- ㄴ 고향도 기웃기웃

부산은 대한민국 제 2의 도시라고 하지요.
외지인들은 볼 거 많고 먹을 거 많다고들 하기도 합니다만은 막상 부산에 살면 그게 진짜 볼 거리인지 아님 그게 진짜 유명한 먹을 거리인지 알 수가 없어요. 요즘 사람들이 이상하게 열광한다는 부산어묵은... 부산 집 가까운 곳에 더 맛있는 오뎅집이 있었으며 유부 주머니도 막상 먹고나면 '뭔 맛이 이래...' 이랬더랬지요.
씨앗 호떡을 줄 서서 먹고 있는 사람들이 신기해서 사진을 찍고 다니기도 했구요. '저걸 왜 줄서서 먹지...' 하는 생각이었달까요...
그래서 부산이 진짜 좋은 곳인 줄 잘 모르는 부산 사람들이 상당히 많습니다만은 외지에 나와 살다보니... 부산이 참 좋은 곳이었달까요...
제가 다른 사람들한테도 누누히 하는 얘기지만 부산에 괜찮은 일자리만 많았다면 저는 굳이 이 멀리까지 나와 살 생각이 없었어요. 이제 부산은 소비도시화되어 젊은 놈들은 일자리를 찾아 부산을 떠납니다. 그리고 외지에서 고향의 맛을 볼려고 그 비싼 KTX 표 끊어가면서 고향 집에 내려와 밀면과 돼지 국밥, 자갈치 꼼장어를 찾아 다니고 광안리 횟집에서 회를 먹습니다. 조금 더 있음 부산은 도다리 철이겠군요. 저도 고향 떠난 지 몇 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도 돼지국밥은 입에 착착 감기고 밀면은 가장 큰 사이즈를 10분만에 먹어치우며 소주를 가장 싫어하지만 자갈치 꼼장어 집에서 꼼장어에 소주 한잔 반주하는 걸 가장 좋아합니다.
지금도 한 여름의 해운대를 가장 싫어하고 송정가는 동해남부선 철도를 잊지 못하는 부산 촌 사람인 셈이지요...

어쨌든 부산에도 부산사람이 찾는 명소가 몇몇 있는데 특히 어르신들이 찾는 분들이 많은 그런 동네들이 있습니다.
수정동이라던지 감천동, 범일동, 범내골 등 전쟁의 추억이 남아있는 곳들인데 범일동과 범내골은 그 오래된 골목의 정취가 사라진지 꽤나 되었구요. 수정동은 산복도로에서 보는 부산시내의 절경이 끝내 줍니다. 그리고 오늘 소개해 드릴 감천동은 한 때는 피난마을로, 그 후에는 판자촌으로... 지금은 예술촌으로 바뀌어 가고 있지요.

감천문화마을로 갈려면 부산 지하철 1호선 토성동 역에서 내립니다. 그리고 부산대학교 병원 앞 정류소에서 마을 버스를 타야 하는데 감천동 산동네 답게 일반 버스는 없습니다. 광복동에서 감천동을 지나 신평동을 연결하는 긴 거리를 마을버스들이 커버하는 데 도로 폭이 좁고 경사가 급해서 일반버스들이 다니기 힘든 곳입니다. 그래서 이 곳은 마을버스들이 동네를 연결해 주고 있지요. 바로 옆의 수정동 같은 경우들은 일반버스들이 다니는 데 말입니다. 한 때 감천동 산동네는 부산에서 마지막 남은 오지라는 별명도 있었더랬지요. 그 산동네가 감천문화마을이라는 이름으로 바뀐 건 얼마 되지 않은 일입니다.


감천문화마을은 한 때의 피난촌이었던 감천동 산동네를 예술가들에 의해 사람이 살만한 마을을 만드는 걸 목적으로 시작한 마을 재생 프로젝트의 일환이었는데 마을을 부수지 않고 마을 그 자체를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만드는 게 목적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시도는 지금까지는 성공한 것으로 보입니다. 감천문화마을은 이래저래 입소문을 타고 지금은 20~30만명의 방문객이 다녀가는 부산의 명소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1박 2일에서 한바탕 휩쓸고 간 것도 역시 큰 혜택이었지요.

감천문화마을 초입부터 많은 예술작품이 들어서 있는데 바로 감천문화마을에 거주하는 젊은 예술작가들의 작품들입니다. 마을 곳곳에는 작가들의 많은 작품들이 세워져 있거나 담벼락에 붙어 있거나 사람이 떠난 빈 집 자체를 작품으로 만든 경우도 많은 데 다른 거 다 좋지만 감천문화마을이 가진 가장 좋은 자산은 감천문화마을에서 내려다 보는 부산 앞바다라고 할 수 있겠네요.
감천문화마을에서 내려다 보는 부산 앞바다의 모습은 끝내주게 예쁩니다. 가장 높은 전망대에 올라가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그리고 골목골목을 구석구석 탐방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부산에는 아직 이런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을 가진 동네들이 많은데 전단지를 붙이러 들어가면 인터스텔라에 들어가 있는 느낌입니다. 길은 있는데 이어져 있지 않고 막힌 길인 것 같은데 다른 길과 이어져 있는 이 골목길들은 삶의 민낯을 보기에는 너무나도 좋은 곳입니다. 치열하게 사는 사람들을 볼수 있는 그런 골목을 조용히 걸어가면서 이런저런 생각에도 잠겨봅니다. 골목탐방이 주는 기회를 놓칠리 없죠. 아니... 놓치면 안되죠.

문화마을 중간 쯤에 있는 사막여우와 어린왕자를 보면 문화마을을 반은 본 겁니다. 천천히 걸어 한바퀴 둘러보고 골목도 들어가 봅니다. 예전에 사용하던 굴뚝이 긴 목욕탕 건물과 지금도 사용 중인 마을회관등 아직 사람의 발길이 그리 많이 머물지 않는 곳들도 많습니다. 큰 길가 위주로 보는 것도 좋지만 역시 이런 곳의 정수 중의 정수는 골목 탐방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하지만 역시 사람이 사는 곳인 만큼 역시나 외지인들이 여기저기 쏘다니면서 남의 집을 불쑥 불쑥 쳐 들어가는 일도 꽤나 있다고 합니다. 멀쩡히 사람 사는 집인데 말이죠. 골목 탐방은 좋지만 그런 건 하지 말아야 겠습니다.

감천문화마을을 한바퀴 돌아보면 운동 제대로 했다는 생각도 들 정도로 많이 걸을 수 있습니다.
걸으면 걸을 수록 예전의 정취와 맞닿을 수 있는데 '새것이 좋다! 새것이 더 좋다!' 라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지금 천천히 사는 이런 곳들이 조금 더 많아지만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감천문화마을을 돌아보고 나면 광복동이나 남포동으로 이동해서 국제시장이나 깡통시장을 돌아보는 것도 괜찮고 족발 골목에 들러 냉채족발 한 접시에 소주나 막걸리를 곁들여 드시는 것도 부산을 여행하는 또 다른 재미입니다.
야구 시즌이라면 롯데 팬이든 아니든 상관 없이 가장 큰 노래방이라 불리는 사직 야구장에 들러보시는 것도 또 다른 재미 겠군요. 부산 여행 재미있게 하시기 바랍니다.

덧글

  • 2015/03/09 08:34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5/03/09 22:29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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