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경성] 처음은 미즈코시 경성점, 한 때는 동화백화점, 지금은 신세계 본점 ㄴ 서울 방랑기

근대 경성은 일제의 압박에 시달리던 민초들의 삶의 항쟁터이자 모던뽀이, 모던 걸들의 전쟁터였습니다.
일본은 대한제국을 강제 병합하면서 대한제국 통치를 위한 건물들을 짓기 시작했는데 종로 일대에 많은 근대적 건축물들이 지어졌습니다. 일단 지금의 한국은행인 조선은행부터 한국스탠다트차타드 은행 제일지점으로 사용되는 조선저축은행, 그리고 지금은 없어졌지만 우정청이 들어서있는 자리에는 조선 체신청이 들어서 있었습니다. 그 중 유일한 상업건물이었던 곳...
바로 지금의 신세계 본점으로 사용되는 미즈코시 백화점 경성점 입니다.

미즈코시 백화점은 건설 당시 4층 규모로 지어였는데 주위의 건물들을 둘러본다 하더라도 대규모의 건물이었을 겁니다. 종로 혼마치들의 혼이 서린 백화점이랄까요... 미즈코시 백화점 경성점은 수탈의 역사 한가운데 고고한 학 같은 모습으로 서있었습니다. 1930년 지하 1층, 지상 4층의 규모로 만들어진 우리나라 첫 근대식 백화점이었으니까요. 조선인, 일본인 가릴 것 없이 자유로이 들어갈 수 있는 몇 안되는 장소였을 겁니다.
지상 4층 옥상에는 별도의 카페도 마련되어 있었는데 그 곳에서 경성의 모던뽀이들과 모던 걸들은 커피와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것이 일상이었다 합니다. 대리석으로 꾸며진 화려한 실내에 유일한 엘리베이터가 있는 건물로 경성 사람뿐만 아니라 시골에서 올라오는 사람들 역시 한번은 미즈코시 백화점을 거쳐 갈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고 합니다.

미즈코시 백화점은 많은 문학작품에 등장하는데 이상은 그의 소설 ‘날개’에서 주인공이 아내에게 수모를 당한 뒤 ‘주저앉아 지난 세월을 해부하던’ 자리로 미즈코시 백화점을 차용하고 있으며, 박수근 화백이 모델이 된 박완서의 소설 ‘나목’에서는 화가 옥희도가 생계를 위해 미군의 초상화를 그려주던 곳으로 차용되고 있습니다.
한 때는 경성 사람들에게는 충격의 대상이자 동경의 대상, 오욕의 상징인 곳이었지만 여기 역시 세월을 피해갈 순 없었는지 일제 강점기가 끝나고 광복 후 동화백화점으로 이름이 바뀌면서 미즈코시의 이름은 더 이상 사용되지 않았습니다만... 한국전쟁때는 백화점 전체가 미군PX가 되는 사건도 벌어졌었지요.
그런 동화백화점이 어떻게 신세계 본점이 되었나... 하면요...
1963년 삼성 그룹에 동화백화점이 인수 되기 시작하면서 부텁니다. 그리고 삼성이 신세계의 분리독립을 1991년에 선언, 1997년에 삼성에서 신세계가 완전히 분리되면서 한 때 동화백화점이던 곳은 신세계 본점이 되었습니다.
지금도 신세계 본점은 명품관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고풍스러운 근대 건축물에 명품관이라... 어울리지 않습니까. 신세계는 현재도 구 본관 건물 리모델링과 관리비용으로 상당한 돈을 사용하고 있다고 하는군요. 다만 너무 많은 부분을 뜯어 고친지라 지정문화재 지정은 될 수 없다고 하네요. 그건 조금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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