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된 기억 ㄴ 2010. 10 유유히 흐르는 나일


이시스 신전을 둘러보고 나면 그 다음 향하는 곳이 바로 미완성 오벨리스크 작업장입니다. 이 오벨리스크가 완성이 되었더라면 가장 큰 오벨리스크가 완성될 수 있었을거라 얘기하지요. 근데 아직 이 오벨리스크를 누가 만들도록 지시했는지 잘 모른다는군요. 항간에는 핫셉수트 여왕의 지시라는 설도 있지만 확실한 건 아직 모릅니다.

이 미완성 오벨리스크가 왜 미완성인지도 아직 확실하지 않습니다. 만드는 동안 오벨리스크 본체에 금이 가버려 미완성으로 버렸다는 설과 오벨리스크를 만드는 도중 파라오가 죽어서 남겨두었다는 둥 이런저런 말들이 많지만 이제는 아주 오래된 기억일 뿐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기억의 파편을 구경하러 와 있지요.

미완성 오벨리스크를 둘러보고 나면 아부심벨과 아스완으로 묶인 투어 프로그램도 끝나게 됩니다. 새벽을 설치고 나온 투어 프로그램은 오후가 되어서야 막을 내립니다. 이제 다들 여기저기로 흩어집니다. 어떤 사람들은 셔틀버스 중간에 내려 숙소로 돌아가 느긋하게 잠을 청하고 누구는 이제 짐을 싸고다른 곳으로 이동을 할 겁니다. 누구는 늦은 점심을 먹으러 갈 것이며 또 다른 누구는 아스완을 더 둘러볼 겁니다. 그리고 저는 나일강 위에 있을 겁니다.

나일강은 아무 일 없단 듯이 흘러갑니다. 아주 오래된 기억들을 안고 저 멀리 수단에서 지중해로 흘러갑니다. 태초에 나일이 있었고 이집트는 그 나일의 품에서 자라, 생명을 키우고 역사를 만들고 시간을 남기어 갑니다. 그리고 저는 그 나일의 가운데에 펠루카를 타고 떠 있습니다. 펠루카란 참 좋은 물건입니다. 사람을 재미있게도, 편안하게도 해 주는 신기한 마법의 배입니다.

펠루카 위에서 지는 석양을 보고 있노라면 고작 여행객인 나조차도 역사가 된 듯한 느낌이 듭니다. 아주 오래된 기억을 더듬는 듯한 착각마저 불러 일으킵니다. 그게. 펠루카 때문인지 아님 지는 석양 때문인지 그것도 아니면 나일의 마력때문인지 알수가 없게 되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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