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다합 -7- 시가지를 거닐다 ㄴ 2011 이집트 다합


중천에 떠있던 해는 어느덧 뉘엿뉘엿 지고 있다.
오늘 해가 지고 나면 아마 내일은 카이로에서 해를 맞을 것이다.
오늘이 다합에서 보내는 마지막 밤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다합에선 참 편안했다. 그 누구 눈치도 볼 필요 없이 아무런 제약 없이 허름한 반 팔에 반 바지를 입고 룰루랄라 거리며 여기저기를 쏘다녔다.

여행자가 가지 않는 곳을 조금 더 여유있게 돌아보기도 했고
중간 중간 이집트 특유의 광경을 보고선 '역시 여긴 이집트였지...' 하면서 내가 이집트에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상기시켰지만
다합의 여행자 거리 안에선 그런 기분을 느낄 일이 별로 없었다. 마치 이집트와는 동떨어진 세계 같은 느낌마저 주었다.

마지막 날 시가지를 걸으면서도 저 멀리 리조트와 고급호텔과 이어진 여행자 거리를 이 때까지 몇 번이나 왔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었다.
다합 내부는 거의 완벽한 고립된 여행자들만의 도시같아 보였다. 조금만 벗어나면 이집션들의 삶이 자리하고 있었지만 다합에선 굳이 그걸 느끼지 못했다. 아니... 고의적으로 느끼지 않았다. 느긋하고 편안하게 그냥 쉬었다. 어차피 카이로로 돌아오게 된다면 전쟁같은 삶이 또 기다리고 있을테니 말이다.(하지만 다합에서 돌아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진짜 전쟁같은 일이 터졌고 나는 한국으로 돌아와야 했다.)

다합의 여행자 거리에 팔고 있는 여러가지 기념품들을 보러 쏘다니기도 하고 맛있는 식당을 찾아 돌아다녔고 저녁에는 맥주와 함께 축구를 보며 광란의 함성도 질렀다. 그 어느때보다 즐겁고 재미있었다. 낡은 침대에 찝찔한 물도 나쁘지 않았다. 물론 샤위 후에 휘감는 찝찝한 느낌은 별로였지만 그것마저 괜찮게 느꼈었다. 그런 다합을 나는 내일 떠난다.

다음에 다시 여기 올 수 있을까... 나는 모르겠다.
아마 다시 오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나는 다합에서 즐겁고 편안한 기억과 함께 추웠던 시나이산과 장엄했던 일출을 기억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기억은 꽤나 오랫동안 남겠지...



World Friends 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