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람세스 대왕이시여... 편안하게 쉬고 계십니까... ㄴ 2010. 10 유유히 흐르는 나일

10월... 카이로는 늦더위가 기승입니다.
이 기승을 부리는 늦더위를 뚫고 여행단은 그렇게 떠났습니다.
아름다운 여인들의 고장이라는 탄타와 함께 람세스 2세의 신전이 자리잡고 있는 산 엘 하가르를 거칩니다.

아마 가는 길은 만만치 않을 듯 합니다. 밤에 출발하면 탄타에서 의도치 않은 신세도 져야 할 테구요.
그리고 그 말도 많은 만수라를 거칩니다. 산 엘 하가르를 거치면 이스마일 태수의 도시... 이스마일리아에 당도합니다.
10월의 카이로는 늦더위가 기승이지만 지중해로 다가 갈수록 서늘해지기 시작합니다.
한 낮의 강렬한 태양은 느끼기 힘들고 선선한 바람과 온화한 태양빛이 감싸안습니다.
그리고 알렉산더 대제의 도시, 알렉산드리아로 가면 청명한 가을날씨를 느낄 수 있겠지요.

탄타에서 밤을 지샌 여행단은 탄타의 유명한 모스크로 갑니다.
'사이드 아흐마드 일 바다위'라는 이름을 가진 이 모스크는 13세기 만들어져 19세기 증축되었습니다.

너무나도 젊은 모스크입니다. 카이로의 모스크에서 느껴지는 오래된 중후한 품격보단 젊고 활기찬 느낌만이 감돕니다. 조금 얇팍한 느낌도 없지않아 있지만 그래도 탄타의 볼거리 중 으뜸은 바로 이 모스크입니다. 밤이 되면 탄타의 이 모스크 앞은 시장도 서구요. 많은 사람들이 돌아다니는 다운타운이 됩니다만 아침의 모스크 앞은 조용하기 그지 없습니다.

탄타의 먹을거리라면 역시 빠질수 없는 단 과자! 달지만 맛있습니다. 그 단 과자 중에는 한국의 엿과 비슷한 과자도 있습니다. 이런 과자점은 탄타의 대 모스크 주위에 가장 많이 있지만 동네 곳곳에 이런 과자집이 있습니다. 하지만 맛은 사람마다 호불호가 확실히 갈릴만 합니다. 제 입맛에는 꽤나 달았습니다. 따끈한 달지않은 커피 한 잔이라면 이런 단 과자도 아주 맛있겠더군요.

탄타에서 람세스 2세의 도시인 산 엘 하가르로 가는 길은 쉽지 않습니다.
이집트에서 장거리 세르비스를 탈수 있는 마와프(중류 이남 지역은 마호갑이라고도 합니다)는 거의 대부분 시 외곽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탄타에서 산 엘 하가르로 바로 가는 차는 없습니다. 그럼 델타의 교통 요지인 만수라를 거치는 방법 밖엔 답이 없지요. 일단 여행단 인원이 꽤 되는 편이니 세르비스 한 대를 전세로 잡습니다. 그리고 만수라로 갑니다.

차가 가는 동안 꽤 많은 번화한 마을을 거칩니다. 델타지역의 도시들은 나일강 중류와 중류 이남 지역의 도시보다 도시의 규모가 조금 더 큰 편입니다. 카이로에도 보기 힘든 신호등을 가진 마을도 있습니다. 델타 지역 전체가 꽤나 넓은데다 나일 중류 이남 지역 처럼 나일 강변에만 도시가 들어서 있지 않기 때문에 도시의 규모도 꽤나 넉넉한 편입니다.

일단 만수라를 들어가게 되면 산 엘 하가르로 가는 차를 탐문해야 합니다. 만수라에는 2개의 마와프가 자리하고 있습니다만은 저희 여행단이 도착한 마와프에는 산 엘 하가르로 가는 버스는 없네요. 만수라 시가지를 넘어 완전히 반대편 마와프로 가야 합니다. 그럼 인원도 꽤 되겠고하니 세르비스 한 대를 통채로 빌리는 것이 시간적이나 가격면에서 이득이겠지요. 그럼 빌려야죠. 문제는 기사가 산 엘 하가르를 잘 모릅니다.

만수라에서 차를 달려 산 엘 하가르로 가게 되면 한적한 시골의 전형적인 풍경들이 반겨 줍니다. 길 양쪽에서는 풍성한 나일의 혜택을 받아 곡식들이 여물고 작물이 자랍니다. 이집트에서 보기 힘든 수초들도 자주 보입니다. 그리고 차는 계속 시골길로 가고 있습니다. 기사는 산 엘 하가르가 어딘지 계속 묻습니다. 그렇게 물어물어 만수라에서 출발한지 2시간 30여분만에 산 엘 하가르에 도착합니다.

산 엘 하가르는 이집트 후 왕조 시대에는 람세스, 로마 시대에는 타니스로 불리며 하 이집트 아몬 신앙의 중심지 역할을 했습니다. 원래는 나일의 범람에 피해를 입지 않는 주거지역을 만들었다고 하는 군요. 람세스 2세는 수도인 테베와 바로 이 곳 산 엘 하가르에 아몬 신전을 세워 아몬 신을 영접했습니다.

테베에 세워진 신전은 카르낙, 산 엘 하가르(람세스)에 세워진 신전을 피 람세스(Pi Ramses)라고 이름지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산 엘 하가르에는 예전 거대한 영광의 흔적들만 남았습니다. 나중에 찬란한 아몬 신의 신전은 바빌론의 왕인 느부갓네살이 완전히 쓸어버려 영광스러운 아몬 신의 제단은 고작 몇 개의 벽돌밖에 남아 있지 않습니다.

이곳 산 엘 하가르에는 22왕조의 셰숑크 1세의 무덤으로 추측되는 것이 남아있기도 합니다만 확실한 건 밝혀진 바가 없습니다. 아직 산 엘 하가르의 완전 발굴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사실 델타 지역에 있는 많은 유적들이 발굴도 되지 못하고 사라졌습니다. 예전 이슬람 시대 델타지역의 유적을 석재로 사용하기도 하고 석회 벽돌을 다시 빼내 사용하기도 했으며 아예 채석장으로 허가를 내어 준 곳도 부지기수입니다.

지금의 룩소르 이남 지방의 유적들 역시 초대 이집트 유물국 국장이었던 마리에뜨가 아니면 몽땅 채석장으로 쓰였을 겁니다. 그럼 카르낙 신전도, 왕가의 계곡도, 핫셉수트 여왕의 장제전도, 람세움도, 하부 신전도... 모두 깡그리 델타 지역 꼴이 났을 겁니다. 이집트 유물국 국장이었던 오귀스트 마리에뜨가 아니면 룩소르는 그저 그런 촌락으로 남았을 겁니다. 그래서 이집트 박물관 경내에는 유밀한 사람 동상이 하나 서 있는데요. 그 사람이 바로 오귀스트 마리에뜨입니다.

산 엘 하가르를 둘러보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습니다. 곳곳에는 람세스 대제의 흔적이 남아 람세스가 자기 자랑을 좋아하던 왕이었다는 걸 더욱 더 생생히 알게 해 줍니다. 다 둘러보고 나면 다시 차를 타고 이스마일 태수의 도시 이스마일리아로 떠납니다. 이스마일리아에선 또 무엇을 보게 될까요. 이스마일리아로 향하는 길에 밤이 깊어 집니다.



to be next...






덧글

  • 닉네임따위 2010/11/30 23:12 #

    그 유물국 국장님 아니었음... 다 채석장 행이었다니,,,
    역사 유적들이 저렇게 훼손된거 보면.. 안타까워요!!!

    그나저나, 이국적인 이집트의 풍경!!!
  • 개미 2010/12/02 08:00 #

    닉네임따위 님/ 훼손 된 건 안타깝긴 하지만 저런 유적이 2000년을 넘긴 지금까지 존재하고 있다는 건 더 믿기지 않는 일 아니겠습니까. ^^
  • boramina 2010/12/03 09:46 # 삭제

    오랜만에 들렀는데 아직도 이집트에 계시는군요!!!
    2년 예정이니 이제 돌아오실 때가 되었나요?
    이집트 황량한 사막 풍경은 여전해요.
  • 개미 2010/12/03 17:37 #

    boramina 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 저도 이제 한국 갈 때가 다 되었습니다. 이집트 황량한 사막 풍경은... 제가 죽을 때 까지도 바뀌지 않을듯 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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