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 어딜가나 나는 있습니다. 표정당(黨)

어딜가나 그곳에는 당신이 있다.

뭐... 어쩌다가 이 글에 답글도 달고 핑백도 달아 봅니다만은
웬지... 남 일 같지 않아서...
일단 닉네임따위 님의 글이 정말 예전의 저 같은 느낌이 들어서 말입니다.
제가 이집트에 온 건 이런 말 하긴 뭐하겠지만 순전히 요양차 왔습니다.(요양이라니 좀 이상한가요...)
한국에선 누구나 하는 야근에 치이고 출장에 치이고 사람과의 관계도 버겁고
나이 30이 다 되어가는데도 부모님께 걱정을 끼치는 못난 자식이고
거기에다 아마 평생 낫지 못할지도 모를 폭탄도 머리에 하나 심고 있으니(이 얘길 보실려면 역 주행을 좀 오래 하셔야 할 겝니다. ^^;;;) 어디라도 좋으니 좀 쉬고 싶었습니다.

그냥 치이지 않는 곳에서 쉬고 싶었습니다. 죽을뻔한 경험들, 죽고 싶었던 기억들... 가끔씩 엄습하던 공포의 덩어리를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칠렐레 팔렐레 하고 놔 두던지 같이 놀던지 일단은 좀 쉬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코이카로 여기에 오자마자 현지 훈련 첫 상담시간에 지금은 한국에 간 K 관리 요원님께 이런거 저런거 다 털어 놓으면서 '나는 여기에 쉬러 왔습니다'라고 대 놓고 말했습니다. 사실 좀 절박했습니다. 쉬고 싶었거든요.

저야 애초에 워낙 이런저런 일을 겪다보니 내려놓는 방법을 알고 있지만 꽤나 많은 분들이 내려놓는 방법을 잘 모르시더군요. 그래서 그 분의 그 글에 대한 댓글에 내려 놓으면 편안해져요... 라는 말을 던지고 왔는데 막상 던져놓고 보니 좀 그렇더군요... 찌질이가 하는 찌찔한 말을 그냥 그대로 듣고 계실까봐. 오글오글하긴 하는데 그래도 그냥 한 번 길게 휘갈기고 싶었습니다. 왜나면 저 역시 제 문제가 해결이 안 됐고(몇몇개는 내 의지로 평생 해결이 안 될거고) 그 문제는 연속해서 다른 걸 터트리기도 합니다만은(그래도 굳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지는 조금 의문이 들어서 그냥 놔두고 삽니다) 그래도 나름 살만하니까요. 이렇게 오글오글한 글을 적고 있는지도 모르죠,

어째서
지금 나는 뭘 해도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에 휩싸이고 있는거지.
어째서 이렇게 안 행복하다 생각이 되는 거지.


사람은 가끔 뭘 해도 안 될때가 있습니다. 뭘 해도 안 될 것 같을 때도 있지요. 그게 사람살입니다. 어찌보면 단순하거든요. 내가 원하는 모든 걸 이룰 순 없습니다. 전 지금도 인생은 등가 교환이라고 생각하고 삽니다. 내가 뭘 하나 얻기 위해선 나의 어떤 걸 줘야 합니다. 그게 시간이 됐던 돈이 됐던 아님 신체의 아픔이 되었던 간에 말입니다. 사람은 등가 교환으로 행복을 얻기 위해 다가간다고생각하기 때문에 전 복권도, 카지노도 그 어떤 것도 하지 않습니다. 행복을 그렇게 쉽게 얻어지는 게 아니더군요. 거의 대부분 피가 터지는 투쟁의 결과로 얻어 지더군요.

모두가. 나를 우리 중에 가장 성공한 사람이라고 부러워한다는데.
어째서... 나는.. 이런 ㅂ ㅅ 짓을 반복하는거지.


원래 사람은 자기가 해보지 못한걸 남이 하고 있으면 부러운 겝니다. 그건 사람으로 태어나 당연한 생각이지요. 그런 생각이 없다면 절간으로 가셔야죠. 현실에 발 담그고 있음 안 됩니다. 그리고 인생 역시 ㅂㅅ짓과 삽질의 연속이란 것도 잊으시면 안됩니다. 그 ㅂㅅ짓과 삽질덕에 지금의 내가 있는 거니까요. 내가 하는 ㅂㅅ짓과 삽질은 예전부터 해오던 겁니다.

아. 작년 이맘때쯤에도 이런 짓을 했었지. 괴로워했고, 힘들어했고, 떠나고 싶어했었지.
사람들 속에 있어도 외로웠고 방향을 잡지 못했고 무조건 어딘가로 가면 될 거라고 생각했지.


지금 떠나서 행복하신가요. 행복하시면 된 겁니다. 그래도 무조건 어딘가로 가는 건 좋은데 돌아갈 곳은 찾아 놓고 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어차피 찌질한 인생인데 돌아올 곳도 없으면 답 없죠. 도전을 하는 건 실패해도 돌아갈 곳이 있기 때문 아니겠습니까. 외로운 건 인간의 숙명이고 방향타 따윈 원래 없는 거고(내가 생각하고 있던 방향타가 방향타가 아니라면 어쩔건가여... 쩝... 사람들은 내가 쥐고 있는게 방향타라고 착각을 많이들 합니다... 저도 그렇구요. 남 일은 아니군요... -_-;;;)... 그래서 인생은 다이내믹하고 재미있는 겁니다.(사실... 인생만큼 재미있는 대하 드라마가 어딨음?)

어떻게 하면... 있는 그대로의 나로 행복해질 수 있는거지?!
어떻게 하면... 내가 나를 사랑할 수 있는거지?
어떻게 하면.... 되는 걸까.


이 글에는 제가 달았던 댓글 그대로 옮겨 보는 게 좋을 듯 합니다.
사람은 있는 그대로 행복하게 만들어져 있지 않습니다. 행복하기 위해선 뭔가를 해야 하지요. 더 얻던가 더 버리던가...
내가 나를 사랑하는 방법은 쉬워보이면서도 무진장 어렵습니다. 그걸 깨달을 때 쯤 되면 이미 영겁의 세월을 향해 간다는 누구의 말이 지금도 귓가를 맴돕니다.

원래 무진장 어려운 걸 쉽게 하는 방법은 없습니다. 한국에서 나와 뉴질랜드에서의 나는 어차피 같은 존재입니다.
더불어 한국에서의 저와 이집트에서의 저도 똑같은 존재입니다. 고작 몇 년을 다른 경험을 했다고 인간은 바뀌지 않습니다. 26년(전 29년이군요)동안 살아온 관성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아니... 어느 누구도 살아온 자신에 대해 자유롭지 못합니다. 저도, 닉네임따위 님 역시 마찬가지가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글을 올리시는 걸 보니 이미 어떻게 하면 되는 지 알고 계시는 거 아닌가요. 제가 좋아하는 만화 <바텐더> 중에는 이런 말이 있지요. '사람은 자고 있다는 걸 인식하는 순간 반 쯤 깨어 있다.'
내가 뭘 하고 싶은지는 이미 알고 있는데 그게 제대로 가는 게 맞는지 불안해서 그냥 주절주절 하신거라면 그거에 대한 대답은 아무도 할 수 없습니다. 어차피 내가 하고 싶은 건 정해져 있고 그냥 불안해서 인증 받을래... 그런 건 아니시겠지만 혹여나 그런 거라면 이미 대답이 나와있으니 대답대로 하시면 됩니다. 틀리면 뭐... 답안지 하나 더 달라면 되지 않겠어요. 어차피 100년을 살텐데... 그 정도 노선 변경 정도는 각오하고 계시는 거 아니었음둥?

내가 어디서 살 것인가는 그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내가 뭘 먹고 살 것인가도 크게 중요치 않습니다.(사실 중요하긴 합니다. 굶으면 만고 무슨 소용임?) 가장 중요한 건 나중에 '내가 뭘 하고 살았나' 를 걱정하면 됩니다. 나중에 나이들어서 그냥... 가끔씩... 인생을 훌쩍훌쩍 돌아볼 때... 나는 이렇게 살았었지... 하는 걸 떠올리게 될 겁니다. 그럼 잘 살았나 못 살았나. 평가가 나오겠지요. 뭐... 그 평가는 죽을 때나 보겠지만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글 살짝 비틀고 이 오글오글한 글을 접도록 하지요.

지금 여기 뉴질랜드에는 내가 있다.
26년동안 차곡차곡 쌓아온 어두운 면을 가득 갖고 있는 내가.
이걸... 치유해야해.
그래야 나는 행복할 수 있어.


지금 여기 뉴질랜드에는 내가 있다.
26년동안 차곡차곡 쌓아온 어두운 면을 가득 갖고 있는 내가.
이걸... 치유해야해.
그런데... 그럼 나는 행복할 수 있을까?

덧글

  • 닉네임따위 2010/10/21 14:32 #

    틀리면 답안지 하나 더 달라고 하지. 노선 변경쯤이야.
    이런 마인드. 갖고 싶습니다-

    틀리면 안된다는 강박. 잘못하면 안된다는 불안이 더더욱 방황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ㅋㅋㅋ 인생 100년 살건데 좀 틀려도 되는거죠?!
  • 개미 2010/10/22 00:08 #

    닉네임따위 님/ 인생 100년 살건데... 죽을 만큼의 실수만 하지 않으면 되는 거 아닐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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