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86 사람 사는 게 다 똑같다지만... 이집트에서 살다왔거든요

오랜만에 이집트 이야기로 인사 드립니다.
이집트에 살면서 가끔 처참한 현장들을 몇 번씩 목격하게 됩니다.
물론 다른 나라에서도 없다면 거짓말이고 한국에서도 그런 광경이 없다면 거짓말이지만 말입니다.
쓰레기 더미를 뒤지는 아이, 어른 부터 달리는 버스 문에 붙어 목적지를 힘껏 외치고 다니는 아이, 동생 같은 아이를 데리고 물건을 팔러 메트로에 들어온 아이까지... 뭐 이번 얘기는 이 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닙니다.
사실 1년 반을 살면서 카이로 이곳 저곳 안 다녀본 곳이 어디있겠습니까만은...
실상... 외국인들은 현지인들이 사는 동네에 잘 가보지 못합니다.(뭐 이건 지극히 제 생각입니다)
전 가끔 초대를 받아 현지인이 사는 동네에 가보는 기회가 종종 있습니다.
그런데 갈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카이로의 빈부격차가 생각보다 심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점점 더 해 간다는 생각도 하게 되지요.
사실 사람이 '못 산다', '잘 산다' 라는 걸 어떠한 기준으로 나눠야 할 지 애매할 때가 있습니다. 이집트에선 간단합니다. 동네를 다녀보면 됩니다. 그럼 한 눈에 들어 옵니다.(사실 한국도 마찬가지지만 말입니다. 아니 어쩌면 한국이 더 극단적일 수도 있겠습니다) '아~~~ 이 동네는 잘 사는 동네구나', '아~~~ 이 동네는 그럭저럭 사는 구나', '아~~~ 이 동네는 좀 못 사는 구나' 하는 걸 말이죠.(진짜 못 사는 동네는 따로 있지만 사진이 없습니다. 사진도 찍기 미안했구요. 거기는... 진짜... 어떻게 이렇게 살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얼마 전에 이프타르 초대를 받아 다녀온 동네는 벌써 3번째 왔다 갔다 합니다. 그런데 갈 때마다 뭔가 먹먹한 걸 느낄때가 많죠. 그 친구는 그렇게 잘 살지 않습니다. 동네 전체가 별로 잘 사는 동네도 아니구요. 그렇지만 갈 때마다 융숭한 대접을 받으니 가슴이 먹먹할 때가 많지요. 그래서 그 친구에게 초대를 받으면 마음이 많이 불편합니다.
-일단 잘 사는 동네-

네... 잘 사는 동네란 제가 사는 동네입니다. 카이로에서 잘 사는 동네의 특징이 몇 몇 있거든요. 먼저 도로가 포장되어 있습니다. 가로수가 심어져 있구요 가로등이란 물건이 존재합니다. 이런 곳은 신도시(헬리오 폴리스 같은 곳), 외국인이 많이 사는 동네, 기자의 특정 일부 구역(무한디신, 하람 등), 자말렉 등이 해당됩니다.
전 외국인이 많이 사는 동네에 살다보니 물가도 높구요. 주거 임대료도 만만치 않습니다. 제 이집션 친구들에게 한 달에 집세로 미화 380 달러가 나간다는 말에 거의 대부분이 놀랐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말입니다. 또 다른 특징은 이렇게 어느정도 사는 동네에는 국영상점이 없습니다. 시장도 없죠. 수퍼마켓 뿐이라 수퍼마켓에서 물건을 구입하는 데 같은 물건이라도 시장보다 월등히 비싼 값을 치러야 합니다.
-어느정도 사는 동네-

어느정도 사는 동네의 특징은 아파트가 굉장히 많다는 겁니다.(사회주의 잔재물이긴 합니다) 물론 마디나 무한디신 같은 곳도 아파트는 굉장히 많지만 잘 사는 동네 아파트들은 임대료도 상당합니다.(한마디로 고급 아파트란 거죠) 하지만 카이로 시의 기자 시나 헬완 시에서 아파트가 잔뜩 들어찬 동네는 그나마 잘 사는 동네입니다. 도로는 포장되어 있거나 포장되어 있지 않아도 폭이 넓어서 다니기 좋죠. 에어컨 실외기가 아파트 외벽을 수 놓구요. 집들도 나름 넓고 좋습니다. 시장도 있고 마트도 있죠. 하지만 복잡하고 미로같은 골목이 기다리고 있기도 하구요. 외국인을 보면 돌을 던지는 애들이나 놀리는 애들, 비하하는 애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여긴 조금 못 사는 동네네요-

한 눈에 봐도... 차이가 나죠...
예... 여긴 제 이집션 친구가 사는 동네 입니다. 여기의 특징은 국영 상점이 보인다는 거구요. 애들은 외국인을 한번도 본 적이 없어서 '아그나비, 아그나비' 하면서 굉장히 신기해 합니다.('아그나비' 는 '외국인'을 뜻하는 아랍어입니다) 집들은 거의 대부분 만들다 말았구요. 어떤 집은 제대로 된 문도 달려있지 않습니다. 한 마디로 제가 사는 동네와는 너무 극과극을 달립니다. 같은 카이로 내에서 극과극의 차이는 생각보다 상당한 편이더군요. 전 그걸 작년에야 비로소 경험했습니다.(그런데도 그 친구는 손님이 왔다고 정성껏 음식을 양껏 대접합니다. 손님이 잘 먹고 편히 쉬다 가는 게 무슬림의 선행 중 하나라는 소리를 언뜻 들은 적도 있어서 무슬림들은 손님 접대에 대단히 융숭한 편입니다. 그래서 저도 잘 먹습니다. 손님이 잘 먹지 않으면 무슬림들은 굉장히 불편해 합니다)
사실 이런 글을 올릴까 고민도 좀 하고 했습니다. 그나마 이집트란 국가는 아프리카에서 잘 사는 나라거든요. 그런데 이집트의 부(富)의 상당수는 인구의 10%도 안돼는 상위층이 잡고 있습니다. 물론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못 사는 나라' 들은 거의 비슷한 상황이겠지만 참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입니다. 이런 상황이 한국에도 있죠. 그래서 이런저런 말들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래도 올리고 나니 속은 좀 편안해 집니다.
'사람 사는 게 다 똑같다'는 옛 말이 있지요. 그런데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사람 사는 건 다 똑같지 않은 듯 합니다. 역시... 돈...이 문제인가요...





덧글

  • 스토리작가tory 2010/09/06 13:02 #

    가로등도 없다니ㅠㅠ
  • 개미 2010/09/06 21:07 #

    스토리작가tory 님/ 흔하게 하는 말이지만 우리보다 조금 못 사는 나라일수록... 국민은 안중에 없고 자기 배 채우기 바쁘죠... 아프리카나 아시아 일부, 중남미 일부 국가들이 그렇죠...
  • santalinus 2010/09/06 14:49 #

    조금 못사는 동네라도 어쨌거나 집이 있기는 하군요... 집도 없어서 길거리에서 노숙하는 사람들이 상당수인 국가들도 아직 많은 듯 합니다....
  • 개미 2010/09/06 21:09 #

    santalinus 님/ 그래도 이집트는 아프리카에서 제일 잘 사는 나라 중에 하납니다... 아파트들은 예전에 이집트가 아랍 사회주의 공화국일때 만들어 진 거라 그렇구요. 아직도 이집트는 사회주의 국가 냄새가 많이 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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